[소설] 여돌로 살아남기 001

나연진은 방안에 누워 지난 12년동안의 삶을 되돌아봤다.
15살에 멋모르고 연습생생활을 시작해,18살에 걸그룹데뷔.

데뷔전부터 따라다니던 각종 루머들과 안티들
'시X.지긋지긋해'

데뷔전에는 연습생 사진이 공개되고, 바로 찬양하는 추종자들도 있었지만 각 종 성형설과 일진설 남자를 끼고산다는 설 등등 빠른속도로 루머가 붙었다.

그리고 데뷔하고나서는 처음엔 밝게 인터뷰했더니
조증이냐,가식적이다,너무나댄다 하더니
차분하게 바꾸니깐 성의가없다,방송태도불량하다
등으로 실검에 오르락내리고 기사가 몇개씩 나면서
욕을먹고

인터뷰어의 이상형질문에 그 해 잘나가는 남자아이돌을 됐더니 또 네티즌들이 분석한 짜집기 열애설때문에 곤혹을치르고 (선배한테 치댄다는 욕은 덤으로 먹었다)
음악방송에선 일부러 마주치지 않으려 노력했더니 선배한테 싸가지없다는 소리를 들었었지

같은 방송에 나왔던 비슷한 태도를 보인 남출연자는
오히려 그게 셀링포인트로 먹혀 팬들의 앓는요소중 하나가 되었던것 같은데ᆞᆞᆞ

그래도 여기까진 피드백을 잘못해서 일어난 일이라 받아들일 수 있었다. 하지만 왕따설과 마약설 등은 정말 치명적이었다. 짜집기된 움짤 하나로 하루아침에 그룹내 왕따주동자가 되었고 해명은 하면 할수록 반응은 안좋아져서 좋았던 멤버들과의 사이도 어색해졌다.

한줌팬들도 다 떨어져나갔고 그나마 남은팬들도
언제든 떠나갈 수 있는 성희롱을 일삼는 몇 남자팬들밖에 없었다. 그들이 기분나쁜 일을 할때마다 티도내보고,단호하게 하지말라고도 해보고,어린아이 달래듯 부탁도 해봤지만 그때마다 커뮤 여론은 더 안좋아졌다.
[나 오늘 엿진 팬들한테 인상쓰는거 봄]
[아니 남은 팬이 있어?]
[진짜 ㅈㄹ났다 지가 뭔데ㅋㅋㅋ남은 팬이라도 잡으려면
팬들한테 잘해야되는거 아니냐?]
[걔가 그럼 그렇지 뭐]
이런 물밑반응들 부터 대놓고 팬들한테 그딴식으로 굴지말라는 DM까지.

회사에서는 소수의 팬이라도 잡으려고 그들의 갑질을 묵묵히 들어주는 것 같다.

그리고 오늘 난 기사
"18살에 걸그룹데뷔 A씨,그룹내 왕따에 이어 이번엔 마약까지?"

A씨는 데뷔전부터 각 종 논란에 휘말려 왔는데요.
2년전에는 걸그룹 왕따논란에 주동자로 지목되었고,
해당멤버가 사실이 아니다라고 했으나 멤버에게 뭐라하는 장면이 공개되면서ᆞᆞᆞ (중략)
(네티즌 의혹제기 사진)
(짜깁기 영상)

ᆞᆞᆞ 이번에는 마약을 했다는 소문이 돌고 있습니다.


인터넷 삼류 언론사에,취재도없이 뇌피셜로만 작성된 기사.
하지만 상대가 엿진이라면 사람들은 일단 믿고봤다.

[엿진 클라스ㄷㄷ]
[이제 엿진이아니라 약진인거?]
[근데 얘 굳이 왜 써방함? 그냥 까도 될거같은데]
[아직 사실인지 모르는거 아냐? 증거는 어디?]
[ㄴ풉 시녀 어서오고]
[ㄴㄴ지난 왕따설때도 이런식으로 쉴드치다가 다 짜그려진거 기억안나나]
[ㄴㄴㄴ엿진 핫게 띄워줄라고 하는거야?]


"시발.뭐야 진짜?"
내가 확실히 말하는데 지금 껏 일어났던 모든설들은 전부 다 루머다.
성형설? 열다섯에 바로 연생했는데 성형은 어디서하며
왕따설? 오히려 학창시절에 왕따를 당했으면 당했지 시켜본적도 없다. 그나마 멤버들과는 친했는데 영상도 멤버끼리 장난치는걸 짜깁기한 영상이고. 지목된 멤버도 아니라고 적극해명해 줬는데 그게 더 심기에 거슬렸던 모양이다. 가짜 증거를 뒤적뒤적 찾아내서 결국 무기한 활동중단을 하고있다. 그 후론 집에 칩거생활하면서 멤버들한테 연락도 안하고 혼자 지내고 있었는데,
오늘 이딴 기사가 난 것이다.

담배도 술도 안마시고 집밖에도 안나가는데 약은 또 어디서 했다는걸까
또 아니라고 해명해도 믿지 않겠지.
연진은 머리가 아파와서 욕조에 들어가 반신욕을하고 눈을감았다.

30분쯤 지났을까 나도 모르게 잠들어 눈을 떴는데,
어디선가 들리는 엄마 목소리. 엄마ᆞᆞᆞ?
엄마는 나 데뷔하고나서 돌아가셨는데?

"연진,빨리 나와! 학교가야지!"
"ㅇ 엄...엄마? 오...오늘이 며칠이야?"
"며칠이긴 오늘 개학날이잖아.8월21일인데.정신안차려?"
"아니 지금이 몇년도야?"
"2009년도잖아.얘가 오늘따라 왜이래?"

그렇다.학교를 마치고 좆소기획사에 캐스팅되서
연습생활을 하던 바로 그날로 돌아온 것이다.


*
연재할지 안할지 모르는 소설
내가 뭘 쓴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