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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일기장

열다섯번째 독서토론,<스토너> 존윌리엄스

by 예또랑 2024. 4.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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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하기전-
스토너 다 읽었는데,읽으면서 스토너나 이디스나 이렇게 이해 안가는 주인공은 처음이였어요.책 읽으면서 내내 답답했었는데,옮긴이의 말이나 몇 사람들의 감상문들을 찾아보고나니...그동안 너무 한국식 매운맛에 길들여져서 이 책이 답답하게 느껴졌을 수도 있다 싶어요ㅋㅋㅋ 한남자에 일생에대한 그저 평범한 이야긴데,이 책이 뒤늦게 회자된 이유는 '평범한 우리도 책 속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같은 울림때문이 아니었나 싶어요.

 

 

역시나 오늘도 스포일러 가득합니다




1.제가 책을 읽으면서 생각했을때,스토너는 자신이 속한 곳이 자신을 보호하는 곳이라 느끼고 그 외에서 벗어나는걸 굉장히 두려워하는 것 같아요.하지만 그러면서도 과감할때가 있었는데요.첫째로 농업과에서 문학으로 전공을 바꾸고 집으로 돌아가지 않겠다고 선언했을때나,이디스와 결혼 등이 그렇죠.책에 나오는 공통된 서술은 '사랑에 빠졌다'라고 합니다.문학과 사랑에 빠졌다거나,아디스를 보면서 사랑에 목이 메었다거나 하는 표현들이 나오죠.하지만 사랑에 빠져 과감하게 선택한거 치고는,굉장히 흐지부지하게 지내는 모습들을 많이 보여줬는데요. 딱히 미래계흭이 없었다고는 하지만 미래가 달라진다는건 알았을텐데요.그런 선택을 했을 때,스토너는 어떤 미래를 보고싶었을까요?  (캣츠아이발제)

구름님- 저는 스토너가 앞으로의 미래를 계획하거나 목표를 가지고 선택한게 아니라, 그저 끌리는걸 선택한게 아닌가 생각이 들어요. 미래나 목표에 대한 확신이 아니라 내가 끌리는 것, 내가 가고자 하는 곳에 대한 확신이요. 그래서 ’사랑에 빠졌다‘라는 표현이 공통된 서술로 나온게 아닌가 싶어요. 사랑에 빠지는건 ’목이 메이는‘ 감정적인 것이니까요.

캣츠아이- 오오 저도 비슷해요. 왜냐면 처음엔 그선택을 하고나선 그 후엔 좀 달라지려나 했었는데 계속 흐지부지한 삶을 살았던걸 보면요ㅋㅋ

캣츠아이- 문학을 선택하거나,이디스를 선택함에 있어 본인이 달라질거라는 기대보단 당장 이걸 선택해야겠다는 마음에 끌렸던것 같아요.그래도 조금은 좋은쪽으로 기대했을거예요. 뭐 결혼생활이 행복하다거나 책을쓴다거나 하는

굿굿님- 저도 비슷한 생각입니다. 다부진 사람처럼보이지만, 정말 중요한 결정들은 충동적?으로 선택한 것처럼보이더라구요. 친구들따라 입대도 할뻔했지만 그때는 슬론교수가 그 결정을 막아줬죠.

구름님- 그랬을거 같아요. 끌리는 것에 확신이 있으니까, 내 갈 길을 가다보면 다른걸 선택했을 때보다는 나은 삶을 살 수 있을거라고 기대했을거 같아요.

캣츠아이- 맞아요.어찌보면 스토너는 그 순간에 확신이 평생을 좌우했네요.

2.이디스는 왜 스토너랑 결혼했을까요? (캣츠아이발제)

구름님- 스토너가 처음으로 첫눈에 반한 여자였기 때문에 결혼한게 아닌가 싶어요. 만약 스토너가 여자친구를 여러명 만나봤다면 이디스와 결혼하지 않았을거 같아요. 스토너가 본 이디스의 첫인상은 그녀의 본래 모습과는 다른 ‘따뜻함, 부드러움’이었던 것 같거든요.이디스는 스토너의 고백을 계기로 계속 만나다가 결혼까지 가게 된 것 같은데, 스토너와 결혼하지 않는다면 이디스의 상황상 다른 사람과 결혼하기도 어려울 것 같아서 이디스와 그녀의 부모님이 현실적인(?) 선택을 한 것 같아요.

캣츠아이- 스토너가 이디스를 선택한건 그 순간에 끌림,어찌됐건 '사랑'이 이유였거든요. 그런데 이디스는 처음만남부터 결혼생활 말년생활까지 스토너를 사랑한다는 느낌은 전혀 받지 않았요.오히려 여행을 못가게 된걸 스토너를 탓하면서 증오하는 느낌을 받았지...그랬으면 충분히 거절할 수 있었고,거절했으면 될 일이였는데 대체 왜 결혼을 한건지,만약 억지로 했다고 해도 결혼생활은 왜 그렇게 한건지 정말 이해가 안됐어요.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유를 찾자면, 이디스도 스토너랑 성향이 다르면서도 비슷한 부분이 많아서 거절은 쉽게 못하고 그 선택을 후회하면서도 돌려놓는것까지는 못하는 사람인것 같아요...약간 부창부수

굿굿님- 새장(?)으로 부터 탈출하고싶었던 것 같아요. 물론 청혼받은 뒤 부모가 반대했다면 결혼하지 않았을 것 같긴한데..

캣츠아이-그니까요 그렇다고 해도 결혼생활은 왜 스트레스 받아가면서까지 그렇게 이어간지 이해가 안되네요....ㅠㅠ 결국 그게 딸한테는 학대로 이어지고...이디스는 그걸 학대로 생각도 못할것 같지만요.

구름님- 아무리 이해해보려고 해도 이디스는 잘 이해가 안돼요.. 결혼 전에도 스토너를 좋아한다는 느낌은 별로 없었는데, 그냥 결혼할 나이이고, 스토너가 이디스에게는 최선의 선택이라서 그럴거라고 짐작해요. 이디스가 마음의 병이 있는 것 같은데, 그게 우울증이나.. 다른 것처럼 겉으로 드러나는게 병이 아니라, 주변 사람들에게 비뚤게 대응하는 식으로 변형되었을거 같기도 해요.그 시절에는 이혼이라는게 흔치 않았어서, 한번 결혼했으면 당연히 끝까지 가는걸로 생각했을거 같아요.

3. 스토너를 읽기 전에, 제목을 보고 예상했던 내용은 무엇이었나요? (구름님발제)

구름님-주인공 이름이 제목인 소설이나 영화를 보면 대부분 주인공의 삶이 파란만장해요. 만약 책에 대한 리뷰를 검색해보지 않았다면 스토너의 삶도 보통 사람들의 삶과는 다른, 소설로 쓸 만한 특별한 점이 있을거라 생각했을 거예요. 리뷰들을 읽고나서도 그래도 이 책에 뭔가 있을거라고 생각했어요. 정말 평범한 사람의 삶이라면 소설로 쓸만한 내용이 없을 것 같아서요. 그런데 정말 현실에 있을법한 사람의 얘기였고, 그래서 더 와닿고 마음이 무거웠어요. 이 책의 마지막쯤에 나오는 “당신은 삶에 무엇을 기대했는가?”라는 질문이 “당신은 이 책에(스토너의 삶에) 무엇을 기대했는가?”라는 질문으로 받아들여졌어요. 스토너가 문학으로 전공을 바꾸지 않았다면, 그의 친구들과 군대에 가기로 결정했다면, 이디스가 아닌 캐서린과 결혼했다면, 로맥스에게 복수하기로 결정했다면 어땠을까.. 생각해보게 돼요.

굿굿님- 제목봤을 땐 사람 이름인줄은 모르고 레슬링기술밖에 생각안났는데....

구름님- 전 stone에서 딴 이름인가 해서, 혹시 돌이랑 관련있는 사람 내용인가 싶기도 했어요.다 읽고나서 보니 스토너가 좀 바위같은 사람인거 같긴 해요. 자기 어깨에 온갖 짐을 지고도 그냥 묵묵히 견디는 사람이요. 

캣츠아이- 저는 처음에는 농부의 삶에 대한 얘긴줄 알았고 스토너라는 뜻을 찾아보니까 뭐 경사진판 어쩌구 저쩌구가 나와서 농사얘기구나 했었어요.그리고 저도 책을 읽으면서,아무리 실패자의 얘기라고 해도 (보통 리뷰는 다 그런식이지만 전 실패자라고까진 생각안함) 뭔가 드라마틱한 일이 하나쯤은 일어날거라고 생각했어요. 복수를 실패한다고 해도,복수를 하거나 하는시도가 있다거나...하지만 전혀 없었고 스토너의 삶은 물흐르듯 흘러갔죠. 그리고 마지막 평론가에 말 "뭘 기대했나?"에서 한대 맞은 기분이였어요.그거 때문에 리뷰도 다 찾아보고 다녔죠.

그리고나서 스토너를 좀 이해하게 됨ㅎㅎ

4.스토너와 이디스가 결혼생활을 유지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구름님발제)

구름님-이디스는 그녀의 이모와 유럽 여행을 갈 예정이었지만 스토너와의 결혼으로 그 여행이 취소되었어요. 그것이 그녀와 스토너 사이가 안좋았던 이유 중 하나로 보이는데, 스토너와의 결혼은 이디스 본인의 선택이었을 뿐인데도 그녀는 마치 스토너를 원망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어요. 스토너 역시 결혼한지 한 달도 안돼서 이 결혼은 실패구나 라는걸 알았고, 1년도 안돼서 결혼생활이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조차 버렸어요. 그럼에도 결혼생활이 계속 유지되었던건 딸이 있었기 때문인 것 같아요. 스토너는 그녀의 딸 그레이스를 통해 삶의 위안을 얻었고, 이디스는 그들의 관계를 질투하고 시기하고.. 그렇게 시간이 계속 흐르다보니 결혼생활이 유지된 것 같아요. 스토너와 이디스의 적극적인 노력으로 결혼생활이 유지된게 아니라요. 

굿굿님- 이디스는 혼자서 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정신이 안정적이 못한데다가 스토너 성격상 한번 책임지기로 한 여자니까 계속 결혼 이어나간 것 같습니다

캣츠아이- 일단 저도 궁극적인 이유는 딸때문일거라고 생각해요. 사람다 한번 결정한걸 쉽게 무르지 않는 성격이기도 하고요 (이게 제일 답답하면서도 큰 이유같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말 이상한건 이디스는 학대를 하면서도 학대인줄 모르고, 스토너는 바람을 피면서도 전혀 개의치않고 이디스는 그걸 다 알면서도 넘어가고ㅋㅋㅋ 두사람 결혼생활은 진짜 엉망진창이였네요.두사람다 대화를 속시원히 하는 스타일이 아니라 일이 더 커졌는데도 그냥 두고,그 상태로 결혼생활도 흐지부지 지나간것 같네요ㅎㅎ

5.인상 깊은 부분이 있다면?

구름님-
282, 283 페이지에서 이디스가 스토너의 제자이자 연인인 캐서린에 대해 처음으로 얘기를 꺼내는 부분이 있어요.
“이런, 윌리. 완전히 당황한 표정이에요. 세상에, 나도 다 알아요. 당신 나이의 남자가 어떤지. 그런 것이 아마 자연스러운 일이겠죠. 적어도 세상 사람들 말로는 그렇다는 것 같아요.”
“나도 알아요. 남자가 40대에 접어들면 다 그렇죠. 하지만 말이에요, 윌리, 당신 나이는 그 아가씨 아버지뻘 아니에요?”그 얘기를 듣는 순간 비로소 스토너는 다른 사람들, 세상 사람들의 눈에 자신이 어떻게 비칠지 생각해보게 돼요. 아내에게 이해받지 못하고, 젊음을 다시 느끼고 싶어서 자기보다 한참 어린 아가씨와 사귀는 비루한 중년의 남자. 싸구려 소설 속의 등장인물 같기도 한.. 언뜻언뜻 사람들 대화의 화제에 오를 자신의 모습을요.

캣츠아이- 나중에 독후감으로 올림

굿굿님-

 

[슬론에게는 가족이없었다.그래서 대학의 동료들과 이 도시 사람들 몇명만이

좁은 구덩이 주위에 모여 서서 경외감,당혹감,존경심을 한번에 느끼며 목사에 말에 귀기울였다.

그의 죽음을 슬퍼해줄 가족도 사랑하는 사람도 없었기 때문에,관이 무덤속으로 들어갈때

울어준 사람은 바로 스토너였다.이제 완전히 무덤속으로 들어가는 망자의 고독이 그 울음으로

조금 덜어질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는 것처럼.그가 운 것이 자신때문인지,슬론과 함께 보낸 

젊은시절이 땅속에 묻히고있기 때문인지]

 

[그녀는 말을 멈추지 않았다.얼마쯤 시간이 흐른뒤에는 그도 그녀의 말이 귀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세월이 흐른뒤,그는 처음으로 그녀와 둘이서 오랜 시간을 보낸 그해 12월 그날저녁의

한 시간 반동안 한것만큼 그녀가 자신에 대해 많이 이야기한 적이 없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그녀에게 그런 느낌을 갖게될 것이라고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는데.그는 또한 자신이 사랑에 빠졌음을 확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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